넘어진 전기 자전거 세우려고 다가갔다가 '마주한 상황'

BY 하명진 기자
2025.11.1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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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쌀쌀했던 퇴근길, 한 시민은 아파트 화단 옆에 쓰러져 있는 검은색 전기 자전거를 발견했습니다. 


꽤 묵직해 보이는 배달용 자전거였는데, '통행에 방해되겠지' 하는 생각에 그는 선의로 자전거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다가갔습니다.


자전거에는 하얀색 방한용 덮개가 씌워져 있었는데, 쓰러지면서 덮개가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었습니다. 그가 자전거 손잡이를 잡고 힘을 주려는 순간, 그는 얼음처럼 굳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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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자전거와 덮개 사이에 생긴 틈으로, 세 쌍의 빛나는 눈동자가 그를 경계하며 빤히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곳은 이미 작은 새끼 고양이 세 마리가 옹기종기 모여 몸을 녹이는 아늑한 '비밀 아지트'가 되어 있었습니다.


녀석들은 갑자기 나타난 그를 보고 놀란 듯했지만, 특히 가운데 있는 고양이는 '여기는 우리 집이다옹!'이라고 말하는 듯 당당한 표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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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미안. 집인 줄 몰랐네." 그는 자신도 모르게 고양이들에게 사과를 건넸습니다. 자전거를 일으켜 세우는 순간 녀석들의 따뜻한 보금자리가 망가질 것이 분명했기에, 그는 차마 손을 댈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조용히 뒤로 물러섰습니다. 멀리서 보니 쓰러진 자전거의 방한 덮개는 마치 길고양이들을 위한 맞춤형 텐트 같았습니다. 


그는 '넘어진 게 아니라 고양이들이 눕혀 놓은 거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며 피식 웃었습니다. 


결국, 그는 잠든 '집주인'들을 위해 자전거를 그대로 둔 채 조용히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코코아 대신, 고양이 간식을 사 줘야겠다는 따뜻한 마음을 품고서 말입니다.

하명진 기자 [zipsa@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