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한테 쫓겨나 비 맞으며 고개 숙인 남편 사자 모습에 '숨겨진 반전 상황'

BY 하명진 기자
2025.11.15 08:38

애니멀플래닛고개 떨군 채로 비 맞고 있는 남편 사자 모습 / Shou Shan Zoo 壽山動物園


주륵주륵 비가 내리던 어느 날, 한 동물원에서 지내는 수컷 사자 한 마리가 사연이라도 있는 듯 고개를 푹 떨군 채 빗물에 젖고 있었습니다.


마침 그 뒤편에는 암컷 사자가 비를 완벽하게 피한 채 여유롭게 앉아 있는 모습이 포착되었는데요. 


이 광경만 보면 많은 이들이 '혹시 이 사자 부부가 크게 다툰 것은 아닐까?' 하고 오해할 만한 상황이었습니다.


마치 부부 싸움에 져서 아내 사자에게 쫓겨난 남편 사자가 잘못을 반성하며 고개를 숙이고 벌을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반응이 잇따르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과연 이 수컷 사자는 어떤 상황에 놓여 있던 것일까요? 대만 가오슝에 위치한 쇼우산 동물원 측은 공식 SNS를 통해 이 오해를 산 사자 부부의 사진과 사연을 공개했습니다.


애니멀플래닛비 오는데 고개 떨구며 맞고 있는 남편 사자의 모습 / Shou Shan Zoo 壽山動物園


당시 상황은 이렇습니다. 비가 오던 날, 남편 사자는 온몸으로 비를 맞으면서 머리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두 앞발까지 가지런히 모은 채 고개를 떨구고 있어, 뒤에서 편안하게 비를 피하고 있는 아내 사자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남편 사자가 아내 몰래 잘못을 저질러 쫓겨났고, 이제야 후회하며 반성하고 있는 것 같다"며 비 오는 날의 부부 냉전 상황으로 오해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동물원 측의 설명은 달랐습니다. 사실 이 상황은 부부 싸움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합니다.


애니멀플래닛서로에게 꼭 붙어 있다는 남편과 아내 사자의 모습 / Shou Shan Zoo 壽山動物園


평소 이 수컷 사자는 비를 매우 좋아해서 비가 올 때마다 빗속에서 여유를 즐겼을 뿐이며, 절대로 아내 사자와 싸워서 고개를 숙이고 벌을 받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후 이 사자 부부는 서로 몸을 비비며 애정을 표현하는 등 평화로운 시간을 보냈다고 하니, 사람들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유쾌한 해프닝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자 부부의 평소 습성을 모른 채 이 장면을 접한다면, 영락없이 아내에게 혼나 고개를 떨군 남편 사자로 오해하기 쉬운 상황이었는데요.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사람 사는 세상이나 사자 세계나 비슷한가 봐요", "정말 못 말리는 상상력이네요", "이 조합, 너무 공감되어서 웃겨요" 등의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명진 기자 [zipsa@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