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 뿔에 뭔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어 가까이 갔다가 경악한 이유

BY 하명진 기자
2025.12.09 16:11

애니멀플래닛朝日新聞


바닷가 근처를 힘겹게 배회하는 한 수사슴의 충격적인 모습이 포착되어 많은 이들에게 야생의 가혹함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이 사슴의 뿔에는 자신과 똑같은 다른 수사슴의 머리가 매달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체 이 수사슴에게 어떤 비극적인 일이 있었던 걸까요?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재조명된 이 사진은 지난해 2월 일본 전역에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일본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해당 사진은 일본 홋카이도 베쓰카이정 노츠케 반도에서 사진작가 카나스기 케이코님에 의해 촬영되었습니다.


애니멀플래닛朝日新聞


사진 속의 수사슴은 일본 꽃사슴의 아종인 에조사슴으로, 뿔이 뒤엉킨 채 죽은 다른 사슴의 머리 부분을 매단 채 힘겹게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비극적인 상황이 에조사슴의 번식기인 가을철 '뿔 싸움'에서 비롯되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수사슴들은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뿔을 맞대고 격렬하게 싸우는데, 이때 서로의 뿔이 치명적으로 엉켜버려 스스로 풀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입니다. 


뿔이 엉킨 두 사슴은 결국 한쪽이 완전히 지쳐 쓰러져 죽을 때까지 벗어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결국 한 마리가 죽고 시간이 흐르면서 사체가 부패하고 훼손되자, 살아남은 수사슴은 죽은 경쟁자의 머리를 뿔에 달고 다니는 끔찍한 운명을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애니멀플래닛朝日新聞


전문가는 "사진 속 사슴은 100kg이 넘는 죽은 사슴의 사체를 오랜 시간 끌고 다니면서도 생존을 위해 먹이를 찾아다녔을 것"이라며, "그 대단한 생명력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행히 노츠케 반도는 포식자가 적은 지역이라 이 사슴이 살아남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을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처럼 가혹한 자연을 견뎌낸 녀석의 뿔에 달린 머리를 "자연의 가혹함을 견딘 훈장"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너무나 힘들고 안타까운 상황이다", "무섭지만 살아남으려 한 생명력에 마음이 아프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함께 슬퍼했습니다. 

하명진 기자 [zipsa@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