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위기에 처한 영양이 '도와달라' 울부짖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BY 하명진 기자
2025.12.10 10:16

애니멀플래닛@Rendi_goodboys


아프리카의 야생에서, 사냥꾼들의 발소리가 흙먼지를 일으키는 가운데 절박한 생존의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리카온(African Wild Dog) 무리에게 사방이 포위된 어린 영양 한 마리가 진흙 경사로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고 있었습니다. 


이미 날카로운 이빨에 상처를 입은 채 절규에 가까운 울음소리를 내는 영양의 모습은 처절했습니다.


애니멀플래닛@Rendi_goodboys


십여 마리에 달하는 리카온 무리가 사냥감의 숨통을 끊기 위해 끈질기게 달려드는 그 절망적인 순간, 예상치 못한 생명체가 구조의 신호에 응답하듯 웅덩이에서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바로 거대하고 육중한 몸집을 자랑하는 하마였습니다.


자신들의 영역에 나타난 예상 밖의 침입자, 특히 하마의 등장에 리카온들은 순간적으로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하마는 위협적인 몸짓과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내며 사냥에 열중하던 리카온들을 향해 거침없이 다가갔습니다. 


애니멀플래닛@Rendi_goodboys


그 압도적인 기세에 놀란 리카온 무리는 뿔뿔이 흩어져 경계심을 드러내며 영양으로부터 물러섰습니다.


하마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힘을 잃고 쓰러진 어린 영양의 곁에 묵묵히 서서 거대한 방패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하마는 리카온들이 감히 다시 접근하지 못하도록 위협적인 고개를 돌려 강력한 경고를 보냈습니다. 


지친 영양은 하마의 헌신적인 보호 덕분에 리카온의 포위망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안정을 되찾고 숨을 고를 수 있었습니다.


애니멀플래닛@Rendi_goodboys


이러한 하마의 행동은 단순히 자신의 영역을 지키려는 방어적 행동이 아닌, 위험에 처한 다른 종을 구하려는 명확한 의도를 가진 이타적인 행동으로 해석되어 많은 전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하마가 보이는 이러한 '공감 행동'이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합니다. 


하마는 보통 매우 공격적이고 영역 방어에 철저한 습성을 가지고 있으며, 주로 자신을 위협하거나 새끼에게 해를 끼치는 대상에게만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처럼 자신의 종족이 아닌 다른 동물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것은 야생에서 흔치 않은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애니멀플래닛@Rendi_goodboys


일부 전문가들은 하마에게도 어린 개체를 보호하려는 강한 모성적, 혹은 부성적 본능이 내재되어 있으며, 이러한 보호 본능이 종을 넘어 약한 개체에게 발현되었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동물의 행동 양식이 단순히 생존 경쟁에만 국한되지 않고, 때로는 복잡하고 이타적인 사회적 상호작용 속에서 발현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흥미로운 사례로 여겨집니다.

하명진 기자 [zipsa@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