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이 바윗 돌인 줄 알고 올라가 바다 감상하던 곰가족에게 일어난 비극

BY 하명진 기자
2025.12.23 09:28

애니멀플래닛youtube_@kamchat100


세상에 이토록 비극적이고 안타까운 소식이 또 있을까요. 러시아의 한 군사기지에서 새끼 곰을 데리고 원자력 잠수함 위로 올라가 잠시 쉬고 있던 어미 곰이 사살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캄차카반도의 해군 기지 내에 정박 중이던 잠수함 갑판 위로 곰 가족이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바다를 헤엄쳐 건너온 뒤, 잠시 숨을 돌리기 위해 거대한 철제 구조물인 잠수함 위로 올라온 것으로 보입니다.


애니멀플래닛youtube_@kamchat100


당시 현장에 있던 군 관계자들은 야생 곰들을 기지 밖으로 유인하거나 쫓아내기 위해 고함을 치는 등 소동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곰들은 겁을 먹은 듯 그 자리에서 울부짖기만 할 뿐,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기지 측은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는 판단하에 현장에서 총살을 결정했습니다. 


관계자들은 야생 곰들이 종종 민가나 기지에 나타나 사람을 공격하는 사례가 있어 예방 차원의 조치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애니멀플래닛youtube_@kamchat100


안타까운 점은 사살된 어미 곰의 상태였습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어미 곰은 매우 야위어 있었으며, 오랫동안 굶주린 상태로 보였다고 합니다. 


아마도 새끼를 먹이기 위해 먹이를 찾아 헤매다 길을 잃고 잠수함까지 도달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그저 잠시 쉬어갈 곳이 필요했던 생명들이 차가운 총탄 아래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이 참으로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비극입니다.

하명진 기자 [zipsa@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