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 직전 할아버지의 '마지막 소원' 들어준 의료진의 결단과 기적 같은 만남

BY 장영훈 기자
2025.12.28 18:49

애니멀플래닛병원 규칙까지 바꾸게 만든 할아버지와 강아지 / HASLink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한 이별을 앞두고 있다면 여러분은 가장 먼저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홍콩의 한 병원에서는 죽음을 앞둔 한 할아버지의 간절한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아주 특별한 만남이 성사되었습니다.


병원이라는 엄격한 공간의 규칙까지 잠시 내려놓게 만든 이 사연의 주인공은 바로 할아버지의 단짝 친구인 강아지 리오입니다.


8년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 보낸 두 단짝의 마지막 작별 인사는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의 눈시울을 적셨는데요. 도대체 어떻게 된 사연일까.


애니멀플래닛병원 규칙까지 바꾸게 만든 할아버지와 강아지 / HASLink


사연은 이렇습니다. 할아버지와 리오의 인연은 8년 전 길거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아주 작은 강아지였던 리오는 길에서 우연히 만난 할아버지를 졸졸 따라와 집까지 찾아왔죠.


그날 이후 외로웠던 할아버지에게는 세상 둘도 없는 가족이 생겼고 집 없던 강아지 리오에게는 따뜻한 보금자리가 생겼습니다. 두 사람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늘 함께하며 서로의 곁을 지켰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건강이 급격히 나빠져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두 절친은 강제로 헤어질 수밖에 없었는데요.


병실에 누워 힘든 투병 생활을 이어가던 할아버지는 정신이 혼미한 와중에도 늘 강아지 리오를 찾았습니다.


애니멀플래닛병원 규칙까지 바꾸게 만든 할아버지와 강아지 / HASLink


의료진과 가족들에게 전한 할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은 단 하나였습니다. 바로 세상을 떠나기 전 강아지 리오를 한 번만 더 보고 싶다는 것이었죠.


원래 병원은 위생과 안전을 위해 동물이 들어오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병원 측은 환자의 몸을 고치는 것만큼 마음을 위로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판단을 내렸고 할아버지를 위해 아주 예외적인 결정을 내렸는데요.


병원 관리팀과 의료진은 리오의 방문을 위해 철저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강아지 리오가 예방 접종을 모두 마쳤는지 확인하고 병실에 들어오기 전 몸을 깨끗이 씻겼습니다.


또한 다른 환자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사람들이 적은 시간을 골라 리오 전용 이동 경로까지 만들었습니다.


애니멀플래닛병원 규칙까지 바꾸게 만든 할아버지와 강아지 / HASLink


드디어 만남의 날, 병실 문이 열리고 강아지 리오가 나타나자 할아버지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반짝였습니다. 리오는 마치 상황을 다 알고 있다는 듯 조용히 할아버지의 침대 곁으로 다가가 몸을 기대었죠.


할아버지는 떨리는 손을 내밀어 리오의 부드러운 털을 천천히 쓰다듬었습니다. 강아지 리오의 눈을 바라보며 말로 다 할 수 없는 사랑과 고마움 그리고 이별의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강아지 리오 역시 꼬리를 천천히 흔들며 할아버지의 손길을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그늘졌던 할아버지의 얼굴에는 오랜만에 평온한 미소가 번졌습니다.


8년 전 길거리에서 만난 인연이 병실에서의 아름다운 마침표로 이어지는 순간이었죠. 이 감동적인 소식은 SNS를 통해 널리 알려지며 많은 이들에게 생명 존중과 사랑의 가치를 전했습니다.


애니멀플래닛병원 규칙까지 바꾸게 만든 할아버지와 강아지 / HASLink


병원 측은 환자의 마지막 존엄성을 지켜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이번 만남이 할아버지에게 큰 위로가 되었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할아버지와 강아지 리오의 이야기는 동물이 단순히 반려동물을 넘어 우리 삶의 소중한 동반자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줍니다.


비록 할아버지는 이제 우리 곁을 떠났지만 강아지 리오와 나누었던 따뜻한 온기는 많은 사람의 가슴 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입니다.


여러분도 곁에 있는 소중한 존재들에게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보는 건 어떨까요? 사랑한다는 표현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장영훈 기자 [hooon@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