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enaTikuna
남미의 깊은 정글 속 물가에서 촬영된 이 장면은 처음에 목격자들의 눈을 의심케 했습니다.
강변에 몸을 낮게 웅크린 채 물무늬를 주시하는 재규어의 날카로운 눈빛은 영락없이 사냥감을 노리는 맹수의 풍모였습니다. 그 시선 끝에는 물결을 일으키며 헤엄치는 수달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흔히 재규어라 하면 아마존 생태계의 절대 강자로, 거대한 카이만 악어조차 단숨에 제압하는 강력한 치악력을 자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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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겉보기에는 몸집이 작은 수달이 재규어의 한 입 거리밖에 되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것이 당연한 상식이었습니다.
사진 속 재규어 역시 곧장 물속으로 뛰어들 듯 근육을 잔뜩 긴장시킨 채 위협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 보면 예상치 못한 반전이 숨어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도망쳐야 할 수달이 오히려 물살을 가르며 재규어가 서 있는 육지 쪽으로 당당하게 다가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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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에 질려 달아나기는커녕, 마치 상대를 도발하듯 거침없이 접근하는 수달의 기세에 위풍당당하던 재규어는 오히려 뒤로 주춤하며 망설이는 기색을 보였습니다.
사실 이 장면의 실체는 재규어의 사냥이 아니라, 수달이 재규어를 몰아내는 중이었습니다.
강을 건너려던 재규어는 물속을 점령한 수달 무리의 서슬 퍼런 기세에 눌려 차마 발을 떼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대담한 주인공은 바로 '강의 늑대'라 불리는 왕수달(Giant Otte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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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재규어가 이들을 피하는 것은 겁이 많아서가 아니라 지극히 계산된 생존 전략입니다.
왕수달은 결속력이 매우 강한 가족 단위 무리를 지어 생활하며, 우두머리를 중심으로 대형 포식자에게 집단 공격을 퍼붓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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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수중에서는 재규어보다 월등히 빠르고 민첩하여, 자칫 잘못 대응했다가는 재규어조차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습니다.
결국 재규어는 굳이 부상의 위험을 무릅쓰며 왕수달 무리와 정면충돌하기보다, 자존심을 굽히고 자리를 피하는 영리한 선택을 한 셈입니다.
최상위 포식자마저 뒤돌아서게 만드는 왕수달의 강력한 협동심과 용맹함은 자연의 질서가 단순히 덩치만으로 결정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경이로운 사례라 할 수 있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