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불 테리어에게 물리자 사람에게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표범 영상의 실체

BY 하명진 기자
2026.01.25 12:11

애니멀플래닛@XimenaSofíaa


최근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야생의 질서가 완전히 무너진 듯한 경악스러운 사진과 영상이 급속도로 확산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공개된 영상 속에는 붉은 흙바닥 위에서 대자연의 날렵한 사냥꾼인 표범이 핏불테리어와 로트와일러로 추정되는 대형견 두 마리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표범은 투견들의 맹렬한 기세에 눌려 바닥에 깔린 채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저항하지만, 목과 몸통을 각각 선점한 개들의 압도적인 공격력 앞에 속수무책인 모습입니다.


애니멀플래닛@XimenaSofíaa


특히 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뜨린 것은 표범의 표정입니다. 


야생의 자존심은 온데간데없이, 공포에 질려 눈을 부릅뜬 채 입을 크게 벌리고 울부짖는 모습이 마치 카메라 너머의 사람에게 간절히 구조를 요청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을 경계하는 포식자가 생사의 갈림길에서 본능을 넘어선 절규를 내뱉는 듯한 이 비현실적인 광경은 보는 이들에게 형언할 수 없는 기괴함과 공포를 안겨주었습니다.


애니멀플래닛@XimenaSofíaa


하지만 이 충격적인 영상의 실체는 인간의 기술이 빚어낸 정교한 '조작'이었습니다. 


화면을 자세히 분석해 보면 표범의 이빨 모양이나 개들의 털 질감, 그리고 배경의 흙먼지가 피어오르는 방식 등에서 인공지능(AI)이 생성한 이미지 특유의 부자연스러운 왜곡이 발견됩니다. 


즉, 실제 야생에서 벌어진 사건이 아니라 AI를 통해 제작된 가짜 콘텐츠였던 것입니다.


애니멀플래닛@XimenaSofíaa


애니멀플래닛@XimenaSofíaa


물론 AI 기술의 발전은 창작의 영역을 넓히고 편의성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자극적이고 비윤리적인 장면을 무분별하게 생성하여 유포하는 행위는 건강한 콘텐츠 생태계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동물 학대 논란이나 생태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 매우 위험합니다.


이제는 '보는 것이 곧 믿는 것'인 시대가 끝났습니다. 기술의 악용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딥페이크나 AI 생성물을 예리하게 식별하고 가짜 뉴스를 걸러낼 수 있는 비판적 사고와 제도적인 구별 방법 마련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입니다.

하명진 기자 [zipsa@animalpla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