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굴에 멧돼지 잡으려 한참을 기다리던 하이에나들이 소스라치게 놀란 이유

BY 하명진 기자
2026.01.26 07:15

애니멀플래닛@TANDOORTALKIES


사냥감을 기다리며 굴 입구에서 진을 치고 있던 하이에나 무리가 예상치 못한 '강적'을 만나 호된 신고식을 치렀습니다. 


굴속에서 당연히 멧돼지가 나올 것이라 확신했던 하이에나들의 계산은 보기 좋게 빗나갔고, 녀석들은 사냥 성공 대신 얼굴 가득 날카로운 가시가 박히는 굴욕을 맛봐야 했습니다.


아프리카 초원의 긴장감 넘치는 사냥 현장을 담은 이 사진들 속에서 하이에나들은 굴 입구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숨죽인 채 잠복 중이었습니다. 


뼈까지 씹어 삼키는 강력한 턱을 가진 하이에나들에게 굴 속에 갇힌 먹잇감은 그저 시간문제일 뿐인 만찬처럼 보였습니다.


애니멀플래닛@TANDOORTALKIES


애니멀플래닛@TANDOORTALKIES


하지만 마침내 굴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존재는 멧돼지가 아닌, 온몸에 수천 개의 화살을 장착한 듯한 '호저(산고슴도치)'였습니다. 


굴 밖으로 튀어나온 호저는 도망치기는커녕, 가시를 부채꼴 모양으로 바짝 세우고 하이에나들을 향해 맹렬하게 역습을 가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공격에 당황한 하이에나들은 우왕좌왕하며 피하기 바빴습니다. 


그러나 굶주림에 눈이 멀어 섣불리 덤벼들었던 일부 하이에나들은 호저의 날카로운 가시에 코와 입 주변을 찔리는 큰 부상을 입고 말았습니다. 


애니멀플래닛@TANDOORTALKIES


끈질긴 방어 전략을 펼치는 호저의 기세에 눌린 포식자들은 결국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사냥을 포기한 채 물러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멧돼지 대신 나타난 호저의 '가시 세례'에 하이에나들은 허탕만 치고 망신을 당한 채 자리를 떠났습니다. 


호저는 작은 덩치에도 불구하고 사자나 표범 같은 거대 맹수들조차 쉽게 건드리지 못하는 야생의 까다로운 생존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호저의 몸을 덮고 있는 가시는 케라틴 성분의 단단한 털로, 위협을 느끼면 이를 곤두세워 상대를 위협합니다. 


애니멀플래닛@TANDOORTALKIES


특히 이 가시는 끝부분이 갈고리처럼 되어 있어 한 번 박히면 좀처럼 빠지지 않고, 깊숙이 파고들어 치명적인 염증이나 감염을 유발합니다.


심한 경우 포식자가 사냥에 실패한 상처 때문에 목숨을 잃기도 할 만큼 그 위력이 대단합니다.


호저는 위험이 닥치면 자신의 약점인 머리를 숨기고, 가시가 빽빽한 등과 꼬리를 포식자 쪽으로 향하며 버티는 지능적인 방어술을 구사합니다. 


이번 사건은 하이에나들에게 '아무나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야생의 엄격한 교훈을 뼈아프게 새겨준 사례가 되었습니다.

하명진 기자 [zipsa@animalplanet.co.kr]